가계대출 증가속도 4개월만에 최고…'빚투' 등에 신용대출 4년4개월만에 최대폭↑

은행 창구
[세계타임즈 = 이현진 기자] 주요 시중은행 다수가 사실상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실패하면서 연말 가계대출 창구가 상당 부분 닫힐 가능성이 커졌다.은행들은 일단 올해 실행분 주택 관련 대출부터 막고 있는데, 만약 수도권 집값이 기대와 달리 뚜렷하게 진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새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설정되더라도 쉽게 대출 문턱을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늘어난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은 총 7조8천953억원으로 집계됐다.당초 이들 은행이 금융 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5조9천493억원)보다 32.7% 많다.당국은 앞서 6·27 대책 발표 당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액을 올해 초 설정했던 규모의 약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축소된 새 수치를 제시했지만, 11월 하순 현재까지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가 이미 목표를 33%나 넘어섰다는 뜻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4개 은행 모두 자체 개별 목표를 초과한 상태다. 초과율은 은행에 따라 낮게는 9.3%에서 높게는 59.5%에 이른다.대상을 5대 은행까지 넓히면, NH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아직 가계대출 증가액(1조8천억원)이 목표(2조1천200억원)에 못 미쳐 총량 관리에 여유가 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15 대책 이전 늘어난 주택 거래가 수개월 시차를 두고 실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취급되는 데다가 국내외 주식 등 자산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도 많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각 은행은 비상 조치로 일단 대출 창구를 속속 닫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22일 비대면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막았다.다른 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타 은행 대환대출(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타 신용대출 Ⅰ·Ⅱ'도 같은 날 중단됐다.대면 창구에서도 24일부터 올해 실행분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하지 않는다.
하나은행 역시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할 예정이다.더구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까지 조만간 가계대출 취급 중단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2월이 통상적으로 가계대출 비수기인 계절적 특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다른 은행의 제한으로 당행으로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면 비슷한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각 영업점의 부동산 금융상품 한도를 월별 10억원으로 제한하고 있고, 신용대출의 경우 11월 7일부터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유입을 막고 있다"며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에 따라 비대면 채널 판매 중단 등의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년에는 당국과 협의 후 새해 총량 관리 목표를 새로 받으면 가계대출의 숨통이 트였다"며 "하지만 강한 부동산 규제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1월이나 2월 어느 정도 규제 완화가 가능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 5대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 억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 |||||
| '25년7월말 | '25년8월말 | '25년9월말 | '25년10월말 | '25년 11.20 | |
| 가계대출잔액 | 7,589,734 | 7,628,985 | 7,640,949 | 7,666,219 | 7,692,738 |
| 전월비 증감 | 41,386 | 39,251 | 11,964 | 25,270 | 26,519 |
| 주담대잔액 | 6,039,702 | 6,076,714 | 6,089,848 | 6,106,461 | 6,117,523 |
| 전월비 증감 | 45,452 | 37,012 | 13,134 | 16,613 | 11,062 |
| 신용대출잔액 | 1,039,687 | 1,040,790 | 1,038,079 | 1,047,330 | 1,061,173 |
| 전월비 증감 | -4,334 | 1,103 | -2,711 | 9,251 | 13,843 |
◇ 이달 가계대출 하루 1천326억씩 늘어…7월 이후 최대폭
잇단 대출 중단에도 이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현재 769조2천73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천519억원 불었다.이미 10월 전체 증가 폭(2조5천270억원)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증가액(1천326억원)은 7월(1천335억원) 이후 가장 많다.
주택담보대출(+1조1천62억원)의 경우 아직 전월(+1조6천613억원) 증가 폭보다 작지만, 일 증가 속도(+553억원)는 전월(+536억원)보다 빠르다.특히 신용대출이 1조3천843억원 늘어 월말까지 열흘이나 남은 시점에서 2021년 7월(+1조8천637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여러 부동산·가계대출 억제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없게 되자, 최근 신용대출이 부동산 계약금 등의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국내외 증시에 투자 자금으로도 많이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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