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국가 '식량위기'<br />
"국경을 넘어 인도적 위기 상황"
(서울=포커스뉴스) 비정상적인 이상고온 현상과 강한 엘니뇨가 결합해 발생한 가뭄으로 동남부 아프리카가 식량 위기에 처했다. 강수량 부족으로 작물 재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6일 유엔이 "수십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일어나 3600만명 이상이 동남부 아프리카에서 굶주림과 싸우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부터 짐바브웨까지 가뭄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록적인 엘니뇨 현상 때문이다. 기상학자들은 이 엘니뇨가 지구의 정상적인 기후 패턴을 거꾸로 바꿨다고 말한다.
현재 동부 아프리카에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국가는 에티오피아다. 비가 내리지 않아 국가 작물의 5분의 4가 필수적인 수분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세프는 영양실조에 처한 200만명 이상의 어린이를 치료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며, 1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유니세프 대표 질리언 멜소프는 "에티오피아는 장기적인 기후 변화와 엘니뇨로 이중 타격을 받았고, 이는 수십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굶주림만이 문제가 아니다. 390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교육도 단절됐다. 멜소프 대표는 "가뭄 때문에 양질의 교육기회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말리아, 수단, 케냐를 포함한 이웃 국가들도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 재배에 실패해 이 지역 2000만명 이상이 '식량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엘니뇨는 보통 비를 몰고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일반적인 패턴대로라면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로 아프리카 남부는 건조한 기후를, 동부는 습한 기후를 보여야하지만 이번 사태는 다르다"고 말했다.
남부 아프리카도 엘니뇨로 인해 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이미 전반적으로 약 1600만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으며,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엔 산하의 세계식량계획(WEP)은 "시골 4000만명과 도시 빈민 900만명이 엘니뇨로 인한 가뭄과 불규칙한 강우 영향으로 위험에 처할 것"이라 말했다.
남부아프리카 최악의 피해국가 중 하나는 곡창지대인 짐바브웨다. 지난 2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가뭄으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으며, 한달도 되지 않아 식량원조가 필요한 인구의 공식 추정치는 30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 또한 식량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유니세프 짐바브웨 대표 빅토르 친야마는 "우리는 이번 사태를 지역적 위기이자 국경을 넘은 인도적 위기로 보고 있다"며 "지역 전체에서 기아 위험에 놓인 인구를 살펴보면 이번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체 가구 3분의 1 이상이 현재 굶주림에 직면해 하루 2끼에서 1끼로 줄였고, 1끼만 먹던 이들은 지금 전적으로 식량원조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남아프리카 담당 베아트리체 므완기는 "과거에는 10년 주기로 대가뭄이 들었다가 5년 주기로 바뀌었는데, 이제 3~5년 주기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기에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UN이 "수십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동남부아프리카 3600만명 이상이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2009년 11월9일 가뭄을 맞이한 아프리카 케냐.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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