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오 케" 오늘의 연재 (76 ) 도전적이고 용감한 이들

연재/기획 / 이현진 기자 / 2025-05-18 14:25:43
그리고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

박주천이라는 남학생은 한 달 일정으로 캐나다를 횡단하고 밴쿠버로 왔다. 자동차도 없는 그는 지나가는 차를 세워서 얻어 타고 다니는 히치하이크(Hitch-Hike)를 하면서 대륙을 가로질렀다.앨버타 주의 에드먼턴에서 시작한 그의 고행길은 캘거리-로키산맥-칠리왁-밴쿠버를 거쳐 위슬러-자스퍼를 거쳐 사스카추언-매니토바-토론토-퀘백- 뉴브런스윅-프린스 아일랜드 주를 돌아 다시 토론토로 와서 에드먼턴을 돌아오는 대장정이었다. 그가 처음 출발할 때 주머니에는 25달러가 있었는데 한 달 후에 남은 돈은 5달러. 그야말로 대단한 무전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젊은이다운시도였지만, 말 못할 고생도 많았다.
어느 날, 도로에서 손을 들고는 히치하이크를 하고 있는데 늘씬하게 생긴 고급 승용차가 그 앞에 섰다. 자동차의 주인은 무척 친절했다. 그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자기 집 수도꼭지가 고장이 났는데 고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것을 고쳐 주면 5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수도꼭지도 고치고 그 집에 눌러앉아 저녁까지 얻어 먹었다. 그 남자는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라고했다. 주천은 기쁜 마음으로 샤워는 물론, 밀린 빨래까지 했다.밤 10시쯤 되었을까? 빨래를 마치고 나오자 그 남자는 술을 한잔하자고 했다. 주천이 술을 사양하자 그는 차를 마시면서 비디오를보자고 했다. 그는 독신남이었다. 피곤했지만 호의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같이 비디오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비디오가 켜지자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아주 심한 성인 섹스 비디오였다. 주천은‘나는 이런것을 싫어한다’고 하자 그 남자는 윗도리를 벗으면 자기가 마사지를 해 주겠다고 또 다른 제의를 했다. 이때부터 주천은 위험을 감지했다. 자칫 정면으로 거절하고 나서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없이 윗도리를 벗고 그의 앞에 앉았다.그 남자는 왜 자꾸 몸에 힘을 주느냐며 “릴렉스! 릴렉스!”라고 외쳤다. 그렇게 10여분을 참은 후 “이젠 됐다”고 몸을 털고 일어섰다. 천만다행으로 그는 다소 피곤한 듯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주천은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근 채 공포의 밤을 보냈다. 아침이밝아 오자 그는 50달러를 들고는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고 줄행랑을 놓았다. 몇 시간을 도로에 서서 자동차가 서기만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20대 남자 두 사람이 한참을 지나치고 가다가 차를 다시 뒤로 돌려 세웠다. 그들은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는 길이니 같이 가자고 했다.그러나 그들이 데리고 간 곳은 영결식장이 아니라 허허벌판이었다. 작은 동산만 있을 뿐 집 한 채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들은 본색을 드러냈다. 강도로 돌변한 것이었다. 1명은 뒤에서 주천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잡고, 1명은 앞에 서서칼을 들이대며 돈을 내라고 요구했다. 산 넘어 산, 주천은 눈앞이캄캄했다. 돈이 없다고 하자 주먹이 날아와 눈에 빛이 번쩍했다. 안경이 깨지고 눈가에 피가 흘렀다.
이전에 수도를 고쳐주고 받은 50달러가 생각난 주천은 안 되겠다싶어 “이것이 전부다”라면서 그것을 건네주었다. 더 이상 돈이 없는것을 안 일당은 ‘우리 뒤를 밟으면 죽일 것’이라고 소리치며 그 자리를 떠났다. 주천은 그곳을 빠져나와 정신없이 걸었다. 그런데 다시그들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1명이 더 붙어 있었다.
주천은 반대편 방향으로 무작정 뛰었다. 그들은 낌새를 차리고주천을 쫓았다. 얼마쯤 달리자 벼랑 끝이 나타났다. 낭떠러지 밑에는 호수가 있었다.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주천은 그곳으로 뛰어내렸다. 천만다행으로 물 위에 떨어져서 목숨은 구할 수 있었다.간신히 도로변까지 헤엄쳐 나온 주천은 지나가는 차를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동양 젊은이의 심상찮은 몰골에 놀난 사람들은 얼른차를 태워 주었다.
주천은 경찰서로 갔다.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경찰관은 음식 무료쿠폰을 몇 장 주면서 말했다.
“먼저 식사부터 해.”그 이후 그는 한 교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서 식사만을 제공받는조건으로 자원 봉사를 하면서 여행을 계속했다. 도시를 옮겨 다니면서 펼치는 이들의 행사를 따라다니며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이들과 헤어져서 토론토에 오니 잘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는 길바닥에 신문을 깔고 거지와 사이 좋게 자기도 했다. 이 같은 험난한여행을 마치고 에드먼턴에 돌아온 주천은 그래도 무사히 도착함에안도의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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