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하늘
그러나 나의 바쁜 돈벌이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나는 도너츠가게에서 쫓겨났다. 일을 그렇게도 열심히 했는데 해고 이유는 너무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다.
나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인 아저씨와, 금요일은 주인 아주머니와 함께 일했다.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 주인 아저씨의관계를 의심했다. 내가 주인 아저씨와 너무 가깝기 때문에 더 이상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주인집의 큰아들이 나보다 1살 아래였으니 주인 아저씨는 나에게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주인 아저씨는 아내에게 내 칭찬을 입에침이 마르도록 했다고 한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두 부부는 심하게다투었다고 한다.
이틀 후 주인집 아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 왔다.
“당신 때문에 우리 부모님이 싸웠으니 더 이상 가게 근처에 얼씬도 말아요.”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사태였다. 누구에게 하소연을 하기에도난감한 일이었다. 마음이 많이 상한 나는 결국 도너츠 가게의 일도,한국 식당의 일도 모두 그만두고 말았다. 뭔가 가닥을 잡을 것만 같았던 나의 아르바이트는 마음의 상처와 실망감만 잔뜩 남긴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도 못하고 끝났다.
또다시 생존과 장기 체류를 위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만 했다.
유학생 신분이 이렇게도 어렵다면 그 다음은 이민자 신분을 획득하는 것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영주권을 얻게 되면 정부에서제공하는 무료 영어 프로그램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나는 이민 전문 변호사를 만났다. 그리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위해 갓 이민 온 사람들도 만났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 선택할 수있는 이민의 방안은 달리 없었다. 내가 갖고 있는 여건에서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을 때, 필리핀 출신의한 여성으로부터 귀가 번쩍 뜨이는 정보를 하나들을 수 있었다. 워킹비자를 받아서 일을 하게 되면 2년 후면 이민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방법이야말로 내가 캐나다에 오래 머물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내 앞에 길이존재한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출발선상에는워킹비자가 있었다. 워킹비자를 얻으려면 캐나다 정부가 인정하는직종에 고용되어야만 하고, 그 고용주가 내 스폰서가 되어 주어야만했다. 수많은 직종 가운데서 내가 고를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가정부(nanny) 였다. 내 목표를 달성할수 있다면 나는 가정부는 물론, 똥 지게라도 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직종을 정하고 나니 고용 문제가 곧바로 대두되었다. 나를 가정부로 써줄 사람, 그래서 내 스폰서가 되어서 워킹 비자를 받게 해줄 사람을 구해야했다. 나는 며칠 동안 생각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기왕이면 한국 사람이 나를 고용해 준다면 모든 일이 더 수월할 것같았다. 그러려면 한국 사람, 그 중에서도 부자가 많이 모여 사는큰도시로의 이동이 필요했다. 이런 조건의 도시라면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 밴쿠버 정도가 전부였다. 나는 노트를 꺼내 놓고 이들 네 도시의 기본적 사항들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다.
날씨, 인구 수, 한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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