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오 케" 오늘의 연재 (79) 캐나다 최대의 멕시칸 파티 주최

연재/기획 / 이현진 기자 / 2025-05-21 09:46:22
세계로 가는
문화 중개인이 되고 싶다

1998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점심 시간이 막 지날 무렵 '패패'라는 귀여운 애칭을 갖고 있는 젊은 멕시칸 루이스는 부인과 함께 날 찾아왔다.
캐나다에 온 지 1년 정도 된 그들은 워킹 비자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무실을 두리번 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학생들로부터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곳에 혹시 우리가 일할 자리가 있는지요?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갑자기 그런 질문을 받자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상담하는 일인데, 그런 경험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저는 멕시코에서 3년 동안 큰 행사도 주관했고 인터뷰도 자신이 있습니다.”
그는 미리 준비해 온 소개서를 보여 주면서 자기들에 대해 설명했다. 부인 낸시는 멕시코에서 회계사로 일한 재원이었다.
나는 몇 가지를 더 물어본 후에 정식으로 이력서를 써 오라고 했다. 다음날 다시 찾아온 그들을 고용하기로 했다. 마침 우리 사무실에서도 멕시칸 직원을 더 채용해야 했으므로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있었다. 멕시칸 학생들을 위한 상담 직원이 이미 몇 명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남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온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상담을 맡겼다.
하루는 루이스 부부가 나에게 파티를 제안했다. 멕시코에서는 댄스 파티가 일반화 되어 있어 그들과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제안이었다. 나는 멕시칸 직원들과 함께 멕시칸유학생들을 위한 파티를 연 적이 있었다. 가까운 카페를 아예 하룻밤 동안 통째로 빌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 파티장에는 대략200여 명의 멕시칸을 포함해서 남미계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물론간간이 동양 학생들도 있었다. 아마 같은 영어반 친구나 룸메이트를따라온 것 같았다.
학생들은 영어 공부에 쏟은 정열만큼 춤 또한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술에 취해 자세를 잃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깔끔하게 행사를 마무리한 후 나는 멕시코 민족의 파티 문화에 서서히 눈을 뜰 수있었다.
이후 나는 직원들과 함께 학생들을 위해 가끔씩 파티를 열었다.
그 성과가 의외로 좋게 나타나자 나는 아예 용기를 내어 대형 행사를 열 계획을 갖게 되었다.
이듬해인 1999년부터 나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초봄에는영어 빨리 습득하기 세미나와 발렌타인 파티를 열고, 봄과 여름엔다양한 테마 관광, 가을엔 유학 박람회, 멕시코 독립기념일 파티,할로윈 파티, 그리고 겨울엔 스키 캠프와 크리스마스 파티 등등. 나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젊음을 올바르게 발산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보고 학생들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자칫하면 무미건조한 유학이나 어학 연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해외 생활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주고 싶었다.
그해 초가을, 나는 9월 15일인 멕시코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거대한 멕시칸 파티를 주관했다. 처음으로 대규모 행사를 주도하면서나는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남의 나라 사람이 멕시코의국경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는 것 자체도 사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민족 국가에 사는 입장에서 보면 무리가 없을 것 같아 밀어붙였다.
나는 홍보에 무척 신경을 썼다. 라디오 방송에 행사를 알리는 광고도 냈고 멕시칸 소사이어티를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멕시코 현지에 직접 직원을 보내 행사장을 장식할 물건과 기념품을 사 오도록했다.
행사 당일이 되자 마음이 떨렸다. 멕시코에서 가져온 장식품으로자원 봉사자 30여명이 홀을 꾸몄다. 입구에서부터 곳곳에 도우미들을 배치하여 입장객들을 돕도록 했다. 멕시칸들에게는 유명한 마리아치 밴드를 불렀고, 멕시칸 가수인 엘리사도 초청해 왔다. 새벽부터 일어나 나는 부산하게 멕시칸 행사를 곳곳에 알리고 다녔다. 무엇이든지 한번 붙들면 쉽게 놓치않는 내 성격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리뛰고 저리 뛰었다.
행사가 시작될 시간이 다가오자 삼삼오오 모여들더니 삽시간에홀이 가득찼다. 미처 홀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집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행사장으로 들어오기 위한 긴 줄을 보면서 나는 깜짝놀랐다.
크로에이션 센터에서 처음으로 가진 이날 행사에는 1,500여 명의멕시칸들이 몰려 들었다. 그곳에는 유학생뿐만 아니라 밴쿠버에서뿌리를 내리고 사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들이 더 많았다. 밴쿠버의멕시코 소사이어티 사상 최대의 행사였다.
그 이듬해에도 같은 장소에서 멕시칸 파티를 열었다. 그러자 더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2001년에는 훨씬 더 넓은 장소인 ‘플라자오브 네이션스’에서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는 2,500명 정도가 모였다. 그것도 장소가 비좁아 되돌아간 사람만도 수백 명에 이르렀다.
행사가 얼마나 성황리에 열렸던지, 캐나다의 한 유력 신문은 ‘캐나다 사상 최대의 라틴 파티’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한 라디오는 이 행사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2001년 행사장에는 위성으로 멕시코와 연결해서 멕시코 대통령의 연설을 받아 대형 스크린에 쏘았다. 행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상황도 멕시코로 쏘아 보냈다.
이제는 연례 행사로 자리돋음한 멕시칸 축제로 ‘김옥란’이란 이름과 함께 히스패닉계 사람들에게 삽시간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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